어떤 개발자가 될까

kind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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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12. 23:10

드라마 스타트업

사람 생각이 항상 똑같을 수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좋은 개발자의 정의가 흔들린다.

이전까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냐고 자문했을 때 내가 답할 수 있는 몇 가지 모습은 이랬다.

  • 새로운 기술, 필요한 기술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배우고자 한다.
  •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리팩토링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 설계부터 구현까지의 각 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
  • 협업의 중요성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알려준다.
  • ...

이런 모습이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였고 물론 지금까지도 위 생각은 유효하다. 하지만 빼먹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 스타트업을 다니고 있거나 창업을 한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거의 하루 종일, 그리고 주말마저 반납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대화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첫번째 주제는 개발자가 중요한가?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팀이나 프로젝트에서 개발자가 얼만큼 중요한가에 대한 논쟁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1) 개발 실력 100인 사람과 2) 개발 실력 70, 기획/마케팅/관리 능력이 30인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까?에 관한 이야기였다.

물론 조직의 상황이나 규모, 그리고 서비스의 성격이나 개발 의존 정도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분명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개발만 잘한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일이나 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내 생각은 오만임을 느꼈다.


두번째 주제는 무슨 일이 하고 싶은가?였다. 내가 위에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개발자 모습에는 'What'이 빠져있었다. 정말 하기 싫은 일 혹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기가 막힌 코드를 짜면 과연 행복할까?

마침 며칠 전에 유튜브에서 [배달의민족 CEO에게 뽑고 싶은 개발자를 물어보았다] 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영상에서 김범준 대표는 "개발자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며, 풀고자 하는 문제를 푸는 사람"으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말이 내가 빠뜨린 'What'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느꼈다.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으며,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을까?

결론적으로, 이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대해 몇 가지 대답을 추가하려고 한다.

  • 사람과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 개발로써 만들고자 하는 가치가 존재한다.
  • 자신이 몰입할 수 있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푼다.
  • 개발 외적으로 필요한 역량에 대해 고민한다.

이제 각 대답에 대한 구체적인 주석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