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블로그 다시 쓰기
기술 블로그를 2021년 6월에 처음 시작했으니 벌써 올해로 5년차가 되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목표는 누적 방문자 수 10만명, 일 방문은 약 500명까지 가보는 것이었다.
지금 방문자 수는 10만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일일 방문자 수는 저조하다.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그리고 불과 1~2년 전만 해도 ChatGPT 같은 AI 서칭이 없었다.
그 때는 블로그를 찾아 공부하는 것이 보편적이었기에 나 역시 다른 많은 블로그를 보면서 지식을 얻었고, 필요한 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내가 배운 것들을 한 번 이해한대로 각색하여 전달해보려고 했고
거기서 느낄 수 있는 성장감과 꾸준히 찾아오는 방문자들을 보면서 효용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년부터 작년까지는 거의 글을 쓰지 않았다.
회사에서도 가끔 내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된 분들이 여쭤보기도 한다. "왜 요즘은 블로그 글을 쓰지 않느냐"
그때마다 아래 두 가지 이유를 대곤 했다.
[1] 내 글이 창피했다.
가끔 내가 썼든 글들을 다시 보곤 한다. 2021년 처음은 내가 대학생으로 코딩테스트와 CS 공부 등을 위주로 적었고, 22년은 회사에 입사한 첫 해로 이것 저것 공부한 내용들을, 23년 이후에는 나름대로의 생각도 가미해서 써보던 때였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과거 글들을 보면 뭔가 내가 들인 정성과는 무관하게
글이 장황하다, 잘 안 읽힌다, 주제가 가볍다, 심지어 잘못된 내용도 좀 있는 것 같다. 등의 느낌을 받았다.
'왜 저때는 문장체를 저렇게 썼을까?'
'필요없는 말들을 주저리 주저리 했을까?'
'당연히 아는 내용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써놓은 게 내 실력인가?'
이런 생각들이다.
특히 ChatGPT의 등장으로 이런 생각은 너무 무게가 실렸다. gpt에게 한 번 물어보는게 내가 쓴 글의 블로그보다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2] 블로그를 쓰는 시간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나와 비슷한, 혹은 연차가 훨씬 높은 개발자 분들의 일하는 방식과 코드를 직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배울 점이 많다고 느낀 순간들은 이랬다.
-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떤 결정을 빠르고 자신있게 내리는 모습
- 도메인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코드의 사이드 이펙트를 짚어내는 모습
- 버그가 발생했을 때 굉장히 오랜 시간을 디버깅 하는 모습
- 내가 생소한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모습
이외에도 여러 가지 순간들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들었던 생각은, '블로그 글을 쓸 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겠구나'였다.
이런 이유들로 블로그 쓰기를 접어뒀다.
그런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 돌아보니 후회가 됐다.
내가 생각했던 두 이유가 별로 타당하지 못했던 것 같기 때문이다.
먼저, 내 글이 창피하다는 생각,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전문적인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초특급 개발자도 아닌데 마치 내가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처럼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모든게 완벽한 글이어야만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건 당연히 알고 있어야지' 하는 것도 없다. 당연히 알고 있다는 착각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리고 블로그를 쓰는 것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
이거는 당연히 그런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내가 그런 방법을 찾아서 했느냐인데, 그러지는 못했다.
돌아보면 내가 많이 성장한 때는 블로그 글을 조금이라도 썼던 때였다.
블로그 글 자체가 유익해서였다기 보다는 그 글을 쓰느라고 이것 저것 찾아보고 했던 관심의 시간들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기술 블로그와 별개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처음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그냥 나의 이런 저런 생각들과 일상을 쓰는 것을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짧은 글을 그렇게 정성들이지 않고 그냥 툭툭 썼다. 그러다보니 마음도 편하고 굳이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이게 어쩌면 기술 블로그를 다시 써볼까하는 마음을 들게 했던 것 같다.
또 하나는 최근에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자연스럽게 네이버 블로그에 그런 내용과 생각들을 정리하는 나를 발견했다.
뭔가 아주 예전에 학창시절부터 내 모습을 돌이켜보면, 어디에다가 좀 적는 것이 습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랬던 시간들이 결국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올해는 기술 블로그 글을 30편 정도 쓰는 게 목표다.
힘을 빼고 편하게 써봐야겠다.